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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아이팟터치로 입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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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시간의 기다림. 그리고 고민끝에 결국 아이팟터치를 구매하고야 말았다.

상당히 복합적인 이유로 그닥 달라진 것도 없는 8G 를 구입하고 말았는데, 갑자기 예전에 사용하던 mp3 기기들이 순간 기억에서 솟아오르기에 잠시 끄적거려볼까 한다..




고등학생 시절, CDP를 구입한 이래 군대를 다녀와서 막 복학하던 무렵(2005년)까지도 나는 mp3에 몹시 회의적이었는데. 그 이유는 아마도 별 의미없는 음질에 대한 논쟁때문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예전처럼 돈을 모아서 CD를 구입하고, 친구들과 서로 빌려가면서 듣던 그런 시대는 이미 지나버렸던 것이다. 결국, 주구장창 듣고 싶은 CD를 살 여력이 없는 나로서는 차라리 mp3를 하나 구매해서, soulseek 등을 비롯한 프로그램을 통해 받은 파일로 음악을 듣자. 라는 필연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여러기기들을 놓고 저울질을 하던 차에. 처음으로 구매하게 된 것이 애플에서 나온 셔플이였다.


가볍고 심플한 디자인에 혹 해서, 구매를 하고 한 달도 되지 않아 나는 엄청난 후회를 하게 된다. 액정이 없다는 사실. 이건 곡 단위가 아닌 앨범단위로 음악을 듣는 내게, 치명적인 단점이었다. 게다가 무식하게 쳐 넣은 곡들이 제법 되었기에, 내가 듣고 싶은 노래를 찾아서 곡을 넘기다가 정작 노래는 듣지 못하는 뻘짓하는 시간이 더 많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나는 이 녀석을 서랍에 쳐박아두고. 다시 CDP를 들고 다니는 뻘짓을 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여전히 CDP를 들고 다니는 일은 번잡스러웠고, 각종 첨단 기기라면 언제든지 물어도 괜춘한 것들을 추천해주는 재준옹에게 자문을 구한 결과, 나름 만족스러운 기기로 서서히 아이리버를 몰아붙이고 있던 코원의 G3.

악어백에서 피땀흘려 일한 돈을 쏟아 부어, 3개월 무이자 할부로, 2G 모델을 구입하게 되는데,

실로 기대이상의 만족도를 보여주며, 코원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보낼 수 밖에 없었다. 지금이야 촌스러워 보이는 푸른 색의 액정은, 폴더별로 나뉘어 쉽게 음악을 검색하고 찾아들을 수 있기에 전혀 아쉽지 않았고, 아이팟 셔플을 사용할 때, 박대리 아저씨의 수명이 다해버리면  USB 포트를 찾아 컴을 찾아다녀야 하는 수고스러움 따위 없이, 매점에서 천원짜리 한장을 주고 AA 사이즈의 박대리를 하나 구매해주면 되니, 여행갈때도 참 편리하게 사용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사실. 이 녀석은 동생에게 넘겨주었는데, 아직도 동생은 별 불만없이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보면 참으로 쓸만한 그리고 전형적인 mp3 플레이어로서의 기능을 해내는 모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2006년 겨울 코원에서 D2 라는 아주 묘한 물건을 만들어 낸다. 솔직히 G3를 두고 굳이 새롭게 기기를 바꾸어야 할 이유는 없었다. 마침 알바를 그만두고 노트북을 구입하면서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나로서는 경제적인 여유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D2 에 대한 열망은 버리기 힘들었다. 슬슬 재미붙여 보기 시작한 일드.로 인해서 녀석을 지하철 등교길에 지니고 다니면 참 좋겠다. 라는 유혹이 계속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미미하지만 txt 문서를 읽을 수도 있었고, DMB를 제공한다고 하니. 세 시간에 가까운 등하교길에 녀석은 분명 흥미로운 장난감으로서 제 기능을 다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생겼다.

마침. 동생님이 한창 취업을 준비하며, 토익을 준비하던 찰나 G3의 구간반복 기능에 혹했던지 녀석을 자신에게 넘기고 나보고 새롭게 하나 구입하는 건 어떠냐는. 떡밥을 덥썩 물고 생각할 것도 없이 바로 질렀다. 처음에는 검정 그리고 흰색 모델만 출시된 것으로 기억하는데, 나는 대략 한 달 정도를 더 기다린 후에, 라임색을 택배로 받아보았다.

아.. 역시 이 녀석은 많은 유저들에게 사랑받으며, 소간지님이 들고 새롭게 나온 S9 가 출시되기까지 코원의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하기에 충분했다. 비록 동영상은 인코딩.이라는 번거로운 작업을 해야 했지만 클럽박스에서 어렵지 않게 각종 예능 프로그램이나 영화. 그리고 일드와 미드를 손쉽게 받아 볼 수 있었으며, 출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펌업을 통해서 사전, 플래시. 등을 지원하면서 유저들을 만족시켜주었다.

게다가 SD 메모리 카드를 구입하면, 메모리 확장까지 가능했으니....

2년 6개월이라는 시간을 함께 보낸 녀석으로 인해, 이명현상이 심해지고, 왼쪽 팔목이 시큰거리는 부작용(동영상 및 DMB 관람으로 인하여)이 있었지만, 아마도 별다른 일이 없으면 조금 더 나와 오랜 시간을 보낼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으나,


쳇. 예비군에 다녀오던 날. 전투모와 함께 쇼핑백에 담아두었던 녀석은 이태원 길바닥 어딘가로 나를 버리고 달아나고 말았다. 솔직히 핸드폰은 집에 두고 나와도 다시 집으로 돌아가지 않지만, D2를 집에 두고 나오면 비록 수업에 늦더라도 다시 집에 들어갔다 나오는 수고를 감수하는 나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었지만. 녀석의 빈자리를 어떤 기기로 채워야 할지에 대해서 고민하기에는 그 당시 내 일상이 너무 각박했기에 석 달 정도를 그냥 살아왔었다.





다행히도 공짜로 주운 아르고가 있었기에 그다지 심심하지는 않았지만, 역시 녀석으로는 뭔가 부족.

결국 조금 더 기다리며, 새롭게 출시될 아이팟 3세대로 갈아타자는 현명한 판단을 하고, 열심히 총알을 모았으나. 3세대라고 하기엔 뭔가 부족한 스펙에 대 실망하고. 망설이던 차에. 그냥 이번 기회에 동생이나 도우는 셈 치고 정확히 말하자면 2세대와 전혀 차이가 없는, 오로지 펌업만 되어 있는 새로운 8G를 구입.

너무 오랜만에 애플로 돌아와서인지. 음악 넣고 계정 새로 등록하고. 아직까지 버벅이고 있지만 시원스러운 액정과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터치감. 그리고 잠시 경험해 본 Wi-Fi 등등. 고가에도 불구하고 아이팟에 목숨걸던 사람들의 마음을 충분히 공감하며. 마치 과제하는 기분으로 하나씩 새로 배워나가는 기분이 생각보다 즐겁다.


앞으로. 아르고와 함께 적절하게 나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 줄. 터치. 우선 어플 좀 깔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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