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새에 적은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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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동안, 6월은 내가 좋아했던 '달'은 아니었다. 군에서 휴가를 나와 바쁘다며 병원에 입원한 할아버지를 외면하고 복귀한지 일주일이 지나지 않아 새벽 근무를 서러 올라가서 할아버지의 부고를 전해 듣고 오열했었고, 어느 정도 나이를 먹고 좋아했던 그녀의 결혼식에 다녀온 이후 꽤 오랜 시간 동안 결혼식에 참석하는 것이 제법 어려운 일이 되어버린 적도 있었다. 쉽사리 치유되지 않았던 매년 다가오는 '6월'은 그래서 달갑지 않았고, 나를 많이 위축시켰던 달이었다. 

 

그랬던 6월을 언젠가부터 설레이며 기다렸던 이유는 너의 생일이 6월 6일이였기 때문이었다. 사실 매년 현충일은 대전으로 할아버지를 뵈러 가야했던 날이었는데, 그럴듯한 이유를 대며 너와 함께 어떤 시간을 보낼지에만 골두하고 있었던 것이다. 매해 특별한 생일을 보낼 수 있도록 많은 공을 들였는데, 지금 생각나는 건 상하이의 디즈니랜드와 제주 금릉에서의 캠핑 정도.

 

너와 헤어진 이후에도, 6월이면 아름답게 핀 수국을 보며 아련한 마음을 달랠 길을 찾지 못했는데, 올해는 현충일이 너의 생일이었다는 사실 조차도 망각해버리고 말았다. 회사 업무로 너무 정신 없이 바빴지만, 이제 그럴 정도로 시간이 오래 지나가버린 것 같다. 

 

뒤늦게 '너'를 떠올리며, 자우림의 노래를 듣는다. 뜨거웠던 태양이 내리쬐던 오후와는 달리 새벽은 선선해서 무척이나 이 노래가 잘 어울리다는 건 나의 착각일지도 모르겠다. 

 

 

"너와 걸은 모든 길이 별처럼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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