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결혼을 한다. 뭐 그냥 친구.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지만,
93년도에 만나서, 지금까지 꾸준히 연락하고 있는 놈이니 꽤 징하다고 해야겠다.
함께 어울리던 녀석들 중에서, 가장 먼저 취직을 했고, 이젠 결혼까지 하시겠단다.
뭐. 나야 내 용돈벌이도 하지 못하는 대학원생으로써.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만,
암튼 우습게도, 예의상 던지는 질문.
"야. 그래도 우리가 너 결혼하는데, 뭐 하나라도 해줘야지...."
녀석의 캐릭터상. "그래. 나 OO가 필요하니까 니들이 하나 해주라..." 라고는 절대 못할 놈이.
지난주 금요일 오전에 덥썩. 문자를 하나 보냈다.
"밀~ 학교냐? 접때 애들하고 모아서 결혼 선물 해준다 해서..
세탁기 한 60만원 되는데,, 넘 비싼가?"
세탁기 한 60만원 되는데,, 넘 비싼가?"
물론 당연히 빈손으로 식장을 찾아갈 생각은 없었고, 선물땜에 고민이 꽤나 되던 상태였는데,
막상 녀석의 문자를 받고 나니, 웃음이 피식 나왔다. 형수님 입김이 전해진다고나 할까....??
이야기를 전해 들은 한 친구는. 술자리에서 한 5년은 놀려먹을 거리라며 즐거워하긴 했지만,
글쎄. 우리는 앞으로 5년동안 얼마나 볼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 건, 나 뿐일까?
암튼. 태어나서 처음으로 세탁기 모델을 살펴보며 가격을 비교하던 찰나.
썅~. 이게 뭐하는 짓이야. 라는 생각이 밀려왔고,
뿜빠이해서 입금이나 해버려. 라고 결론 내리고 말았다.
나바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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