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혀버린 강변북로.
여전히 내게 어울리지 않는 정장에, 넥타이까지 조여매고 버스에 오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출근 시간이 아니면 사십여분이면 닿을 당산역까지 향하는 버스에서 나는 쉽게 잠에 들지도 못한다. 물론 반쯤 감겨버린 눈으로 한창 즐기던 김연수의 '밤은 노래한다' 를 읽을 기력조차 없다.
구두를 신고 하루종일 걸어다니는 일이 만만한 것이 아니였음을 깨닫기 시작했고, 업무로 인해서 새롭게 사람들을 만나 겸연쩍은 웃음을 반복적으로 흘려야 한다는 사실이 달갑지 않다. 게다가 마주하는 사람들은 지금까지 내가 만나보지 못한 세계 속에서 치열하게 살고 있던 이들이 대부분.
피할 수 없는 약간의 이질감. 물론 그들이 원하는 승리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 나에게 이곳은 열흘간의 현장학습이랄까? 어찌어찌 흘러들어와 마주하고 있는 선거판. 우습게도 나는 지금 6월 2일에 펼쳐질 선거의 최전선에 서 있을 뿐이다. 응응. 난 절대로 권력지향자는 아니니까. 근데 선대위원장의 수행원은 너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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