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묘하게 살고 있다.
삶의 궤적이 희미해져 버린 상태로, 무엇을 하는지도 모른 상태로 습관에 떠밀려서...
수료생이라는 애매한 신분은 더 이상 내가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다는 것을 망각시키고,
분명 무엇인가를 하며,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지만. 모호한 결말을 남겨둔 상태로 말이다.
누군가를 만나서, 내가 어찌 살고 있소.~ 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구질구질하다고 느껴지고,
이번 학기를 마치면, 조금은 나아지겠지. 라는 시덥지않은 자기정당화 속에서 환멸을 느끼고,
내일 모레면 서른이라는데, 스무살이 될 때와 그닥 달라진 것도 없다는 사실에 웃음이 나올뿐.
가을의 끝. 이제 겨울.
누군가의 손이 나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리라는 기대도 하지 못하며,
유령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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