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계등'에 해당되는 글 1건
- 2008.07.19 정도리의 구계등
완도에서의 마지막 날,
서울로 올라가는 버스 시간이 조금 남아 향한 곳은 정도리의 구계등.
제주의 해안도로에 버금가는 77번 국도를 타고 서쪽으로 조금 달렸다.
여담이지만, 완도에 발을 들이게 된다면
완도읍에서 서부로 향하는 버스를 타고 그냥 달려보기를 권한다.
달리다가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너무 빠르다면 주저없이 내려보라.
버스는 당신이 내린 자리에 한 시간 후에 다시 올테니 망설일 필요는 없다.
어쩌면 당신은 한 시간이 아니라 몇 시간이고 그곳에 머무르고 싶어질 수도 있으니...
정도리의 구계등.
거친 파도에 몸을 맡겨 모난 부분이 없는 자갈들이 펼쳐져 있었다.
그 자갈밭들이 아홉의 계단을 이루고 있는 것 같아 '九階嶝' 이란다.
시야가 좋은 날에는 저 멀리 청산도와 보길도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는데,
이날도 여전이 짙은 해무로 인해서 며칠전까지 머물던 청산도는 보이지 않는다.
사진 우측으로 보이는 느티나무 아래로 가면 편히 앉아 쉴 평상이 있다.
갈증이 난다면 근처 매점에 가서 시원한 캔 맥주를 한 잔 들이키는 것도 좋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더불어 취해 정신이 혼미했지만 아쉬움을 남긴 채.
완도읍으로 향하는 버스에 오르며, 갑자기 시작된 나의 여행은 막을 내렸다.
'한 남자에 관한 우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TOY 男 인가? (2) | 2008.08.13 |
---|---|
국방부 불온서적 (3) | 2008.08.10 |
OLYMPUS XA (0) | 2008.07.17 |
물회이야기 (4) | 2008.07.16 |
청산도 (0) | 2008.07.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