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az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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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amazon을 뚫었다.


사실 학부 때부터, 슬슬 원서를 사서 보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만,

혹시나 책이 오다가 사라지지는 않을까. 라는 어처구니없는 불안심리도 있었고,
(우리나라에서 배달되는 물건도 가끔 그러는데, 하물며 배타고 미국에서 온단다)
공인인증서도 없이 달랑 카드번호만 기재한다는 결재방식 또한 나를 망설이게 했다.
(녀석들도 이런 불안심리를 알고 있었던지, 자신있게 자신들을 믿으라고 나를 꼬신다)


솔직히 amazon 보다도 먼저 꼭 구매를 해보고 싶던 곳은, CDNOW 라는 싸이트였다.
(곰곰히 생각해보니까, 내가 처음 인터넷을 할 때에는 Netscape가 당연히 대세였다)

나도 마지막으로 CD를 구매한 것이 2년이 넘었지만,


암튼 고등학교 시절에는 일주일에 한 번은 음반가게에 들러줘야만 했었다.
그래서 사장님께 어느 정도 눈도장을 찍고, 가끔은 농담 따먹기도 하며 친해지고 나면,
본격적으로 내가 원하는 뮤지션들의 CD를 좀 구해다주면 안되겠냐고 애걸하던 시절이었다.


뭐, 지금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 때는 유명한 rock band의 기타리스트가 쓰는 브랜드와 모델명까지 알아야 .
저 녀석 꽤나 열심히 음악 들어주고 있구나. 라고 고개를 끄덕이덕 시절이였기에 ...


암튼. 내가 가장 좋아하던 기타리스트는 'EJ' 라고 일컬어지던 Eric Johnson 이였는데,
그의 앨범 중 가장 수작으로 평가받던 'Tones'를 구하기 위해 늘 발품을 팔곤 했었다.
그러던 찰나, CDNOW 라는 싸이트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정말 다른 세계에 온 느낌이었다.
그렇게 찾아 헤매던 앨범들을, 인터넷을 통해서 구매할 수 있다는 사실에 흥분되었으나...


일명 도깨비방망이. '신용카드'가 나에게 있을리가 만무했다.
그렇다고 미국에서 CD가 날라온다고 해서 사주실 부모님도 아니였고,
그럴 아량을 배푸실 정도로 내가 모범적이고 성적이 좋은 학생도 아니였으니.

결국 그림의 떡.


우습게도.
amazon에서 책 샀다고 인증샷 찍어놓고,
EJ의 CD를 찾아서 리핑하고 있을 줄이야.


아무튼 나는 그의 앨범을 약 2년동안 기다리면서 세 장을 구입할 수 있었지만,
끝내 'Tones'는 구입하지 못하였고, 추억을 되살리며 'manhattan' 을 걸어본다.


다시 정신을 좀 차리고..





9월 3일에 주문하고, 바로 신용카드로 결제했는데, 다음날 배에 태워 보낸다고 메일이 왔다.
그리고 학교에서 받아본 것이 19일이였으니, 딱 보름 정도 걸린다고 생각하면 되는 듯 하다.
가장 저렴한 운송료를 지불했는데 9.98 거의 10$ , 책값이 24.80$ 였으니 거진 35$인 셈이다.


근데,


양장본도 아니고, 순수이성비판 영역본이라는 사실에. 뒤가 좀 구리기는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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