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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0.21 Elliott Smith
  2. 2008.08.30 The Biggest Lie
  3. 2008.08.30 Lucky Three

Elliott Sm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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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s misery



Steven Paul "Elliott" Smith (August 6, 1969 – October 21, 2003)


 단골 바가 있었다. 지금은 잘 가지 않는다. 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었다. 몇 년 된 일이다. 이십대였던 나는 거의 매일 그곳에 들러 혼자 맥주를, 가끔 스카치나 위스키를 마셨다. 많이 마시는 건 아니었다. 보통 한 병, 많으면 세 병을 마시고 새벽 거리를 쏘다니다가 집에 돌아와 잠들었다. 바텐더는 엘리엇 스미스의 음악을 종종 틀었다. 흔하디흔한 배경음악으로 전락한 "Between The Bar"를 틀고선 의미심장하게 웃곤 했다. 솔직히 거기서 그 음악을 듣는 게 기분 좋은 건 아니었다. 싸구려 여피가 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가 죽었다. 욕조에서 스테이크 칼을 심장에 박아 넣었다는 뉴스를 봤다. 스테이크 칼은 찌르는 용도가 아니라 써는 용도다. 그 뒤로 경양식집에 갈 때마다 비좁은 욕조가 떠오른다. 괴상한 연상작용이다. 그가 죽은 날 저녁에 바텐더는 내게 러스티네일 한 잔을 샀다. 우리는 산울림의 노래를 들으며 묵묵히 건배를 했다. 그 날 그의 음악은 끝내 틀지 않았다. 그래야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그 뒤로도 한참동안 그의 음악을 듣지 않았다. 단골 바는 계혹 갔다. 달리 갈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문득 깨달은 사실이 있다. 엘리엇 스미스는 내게 경양식집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남기고 떠났다. 더 드라마틱한 예기가 아니라서 미안하다. 이제 나는 그의 음악을 아무렇지 않게 들을 만큼 나이가 들었다. 그 뿐이다.


차우진

 고백하건데, 난 엘리엇 스미스를 좋아하지 않았다. 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 당시 유행처럼 퍼져 있던 '우울한' 음악들에 마치 질식할 것 같은 답답함을 느껴서다. 그가 죽은 뒤 앨범을 천천히 들어봤지만 여전히 그와의 접점은 생기지 않았다. 다만 이것은 안다. 그는 무드만을 내세운 가짜가 아니라 음 하나 하나가 부서질 듯 아름다웠던 실력 있는 뮤지션이었다. 그리고 그의 슬픔은 진짜였음이 비록 최악의 방식으로였지만 증명되었다. 유일하게 좋아했던 곡이 하나 있는데 바로 "Waltz #1"이다.

이대화


 여름이 끝날 무렵이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엘리엇 스미스. 가을의 문턱에만 들어서도 생각나는 그런 '한'가을의 남자다. 그는 여름에 태어났지만, 늘 수줍고 비밀이 많은 가을같은 노래만 불러댔다. 그의 삶은 늘 가을같이 건조했고, 우울했다. 그리고 바로 5년 전, 한 가을, 사망했다. 이 가을남자는 날 울게 한 첫 번째 남자였다. 너무나도 가냘파서 금방이라도 깨져버릴 것 같던 사람이었지만 이렇게나 빨리 마지막 순간을 선택할 줄은 몰랐다. 그의 'Son of Sam'을 직접 내 두 귀로 확인하지도 못했는데,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


김이환


 엘리엇 스미스의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를 기억한다. 여름날 후미진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적당히 심난한 마음을 달래고 있었는데 그의 우울하고 여윈 목소리 때문에 도리어 위로를 받았었다. '그래 나만 힘든 것도 아닌데 ...' 뭐 이런 종류의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나중에 엘리엇 스미스가 자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도 나는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이미 오래전부터 그의 목소리에서 스미다 못해 뿌리박혀 있는 고뇌와 방황을 감지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내가 지금까지 엘레엇 스미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끝이 보이지 않는 우울함 땜누이 아니라 그의 노래에서 알게 모르게 느껴지는 지적이고 온화한 감성 때문이다. 과거 카페에서 들었던 앨범이 <Figure 8>인데 내가 소장하고 있는 그의 유일한 앨범이기도 하다.


유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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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iggest L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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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 i just told the biggest l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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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iggest l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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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ky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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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ky Three or Lucky Three: an Elliott Smith Portrait is an 11-minute short film featuring Elliott Smith playing acoustic songs. Directed by Jem Cohen, the film was recorded October 17-20, 1996 in Portland, Oregon, and released in 1997. It is available on Kill Rock Stars' Video Fanzine #1 release (1999, out of print). In an MTV indie outing interview, Smith described it as "a cross between a video and a documentary, but actually being neither of the two."





http://en.wikipedia.org/wiki/Lucky_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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