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에 걸어봄직할 음악'에 해당되는 글 56건

  1. 2023.06.12 잎새에 적은 노래 1
  2. 2021.09.15 유채꽃
  3. 2016.07.31 Nowhere Near
  4. 2016.07.25 track 3
  5. 2016.07.22 어떤 사람 A
  6. 2016.06.23 Birthday Resistance
  7. 2016.04.24 10억 광년의 신호
  8. 2016.04.15 Can't Give You anything but My Love
  9. 2016.04.11 Closing Time
  10. 2016.04.10 今を生きて

잎새에 적은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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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동안, 6월은 내가 좋아했던 '달'은 아니었다. 군에서 휴가를 나와 바쁘다며 병원에 입원한 할아버지를 외면하고 복귀한지 일주일이 지나지 않아 새벽 근무를 서러 올라가서 할아버지의 부고를 전해 듣고 오열했었고, 어느 정도 나이를 먹고 좋아했던 그녀의 결혼식에 다녀온 이후 꽤 오랜 시간 동안 결혼식에 참석하는 것이 제법 어려운 일이 되어버린 적도 있었다. 쉽사리 치유되지 않았던 매년 다가오는 '6월'은 그래서 달갑지 않았고, 나를 많이 위축시켰던 달이었다. 

 

그랬던 6월을 언젠가부터 설레이며 기다렸던 이유는 너의 생일이 6월 6일이였기 때문이었다. 사실 매년 현충일은 대전으로 할아버지를 뵈러 가야했던 날이었는데, 그럴듯한 이유를 대며 너와 함께 어떤 시간을 보낼지에만 골두하고 있었던 것이다. 매해 특별한 생일을 보낼 수 있도록 많은 공을 들였는데, 지금 생각나는 건 상하이의 디즈니랜드와 제주 금릉에서의 캠핑 정도.

 

너와 헤어진 이후에도, 6월이면 아름답게 핀 수국을 보며 아련한 마음을 달랠 길을 찾지 못했는데, 올해는 현충일이 너의 생일이었다는 사실 조차도 망각해버리고 말았다. 회사 업무로 너무 정신 없이 바빴지만, 이제 그럴 정도로 시간이 오래 지나가버린 것 같다. 

 

뒤늦게 '너'를 떠올리며, 자우림의 노래를 듣는다. 뜨거웠던 태양이 내리쬐던 오후와는 달리 새벽은 선선해서 무척이나 이 노래가 잘 어울리다는 건 나의 착각일지도 모르겠다. 

 

 

"너와 걸은 모든 길이 별처럼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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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유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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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더 들기 전에, 기타를 다시 쳐보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 어릴 적 아버지가 사주신 통기타를 들고 '뚱땅'거리며 친구들과 함께 학원에 다니던 기억도 났고, 고등학교 음악 실기 시간에 한 곡을 연주하기 위해 두 달을 넘게 연습하던 기억도 여전했고, LP바와 공연장을 너와 함께 다니며 '언젠가 몰래' 우리가 좋아하는 곡을 연습해서 들려주겠다고 마음 먹었던 기억이 떠올랐거든. 

 

연주하고 싶은 곡은 너무 많았고, 악보를 구하기 어려운 곡도 많았는데 가장 큰 문제는 생각보다 실력이 빨리 올라오지 않았다. 사실 예전에도 기타를 엄청 잘 치던 건 아니었으니... 작년 여름, 처음으로 캠핑을 시작했던 제주의 금능을 떠올리며 고른 이 곡을 위해 (통기타로 치기엔 너무 힘들어서) 클래식기타까지 구매해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어쩌다보니 기타는 세 대가 되었고...

 

네가 참 좋아했던 초여름, 너의 생일에 맞추어 들려주고 싶었지만... 찬바람이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지금이 되어서야 연습하던 곡들을 민망하지 않을 정도로 연주할 수 있게 되었다.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버렸고, 이제 나라는 존재를 너는 기억이나 할런지 모르겠지만, 나는 계속 기타를 끌어 안고 더 오랜 시간을 보낼 것 같다. 그 시간들이 나를 버틸 수 있게 해준 유일한 순간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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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Nowhere N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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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one is here

But you're nowhere near

No, you're nowhere near

No, you're nowhere nea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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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track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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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그대 마음에 차지 않을 땐 속상해하지 말아요
미움이 그댈 화나게 해도 짜증 내지 마세요


사랑은 언제나 그곳에 우리가 가야 하는 곳
사랑은 언제나 그곳에 Love is always part of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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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어떤 사람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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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위한 무대 위에서
난 언제나 그냥 지나가는 사람
이름도 없이 대사도 없이
화려한 불빛 아래 서있는
너에 곁을 잠시 지나가는 사람
운명이 내게 정해준 배역
어떤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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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Birthday Resist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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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차려보니 당산역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있었다. 어렵게 구한 갈랑가, 레몬그래스와 고수는 음쓰봉에 가지런히 담아두고 그냥 그렇게 집밖으로 나섰다. 날씨가 꾸물꾸물했지만 우산은 챙기지 않았고, 선물로 건네주고 싶었던 '차(茶)'를 사기 위해 연희동까지 가기엔 시간이 많지 않았다. 잠시 고민을 하다가, 언젠가 너를 '레게 치킨'으로 데려간 선택을 했던 것처럼, 익숙한 일은 아니지만 꽃을 한아름 사서 품에 안겨주고 싶었다. 예전에 네가 한 이야기가 기억이 났거든... 그럼 어떤 꽃을 사야할까 망설이다 친구에게 조언을 구했다. 그는 '해바라기'를 추천해주었지만 나는 근래에 우리가 함께 보았던 '장미'를 건네주고 싶었다. 생각해보니, 나는 내 코에 장미 가시를 얹고 '코뿔소 코스프레'를 해준 적이 있었더랬지. 가까스로 도착한 시장에서 꽃집을 발견했고 망설임없이 들어갔다. 안타깝게도 생각보다 장미는 많지 않았다. "꽃이 많이 없네요" 라고 물으니 "요새 꽃 안 팔리는거 몰라, 총각"하고 할머니가 퉁명스럽게 대꾸하셨다. "주세요, 이 가게에 있는 장미 모두" 나는 왜 망설였을까. 사실 준비할 시간은 많았다. 하지만 '너'는 아마도 '나'를 만나는 것이 불편했을테고, 심지어 나의 전화와 메세지조차 부담스러워했기에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소중히 여기는 사랑스러운 사람이 나로 인해 불편해한다면, 내 욕심은 접어두는 편이 좋을 것 같았으니까. 고심 끝에 준비한 꽃을 들고 경비실로 향했다. 드링크 음료를 내밀며 말했다. "어르신, 괜찮으시면 인터폰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그게 뭐 대수라고.. 몇 동 몇 호요?" 쪽지를 드리며 이렇게 말했다. "여기... 지금 말고, 오분 후에 부탁드립니다" 나 홀로 설레이며 기다렸던 너의 생일은 그렇게 지나갔고, 그 날 두고 온 내 마음이 전해졌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너는 아무 말이 없었고, 그랬기에 나도 묻지 않았으니까. 집에 돌아와 "세부"로 향하는 비행기 티켓을 구매했다. 출국일까지는 이제 열흘도 남지 않았고, 나는 너를 만난 이래 가장 먼 곳에서 너를 그리워하겠지. 하지만 물리적인 거리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당돌하게 너의 손을 잡고 내 마음을 전했던 날부터 '너'라는 존재는 내게서 단 한 뼘만큼도 멀어진 적이 없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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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광년의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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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보낸다 가까스로

무의식의 진심을 너라는 우주로

10억 광년을 날아 네게 닿기를

단숨에 가로질러 너라는 빛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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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Can't Give You anything but My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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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약속있니?"

"아니요, 집에 갈거에요. 왜요?"

"아니, 그냥..."


결국 같이 저녁 먹자는 그 한 마디를 못하고, 사무실을 빠져나왔고 한참을 서성이다 목이 타는 것을 깨달았지. 편의점에서 물을 사

서 나오다가 다시 너를 만났고. 그제서야 다시 용기가 났다. 평소엔 거들떠보지도 않던 "치킨"을 저녁 메뉴로 정한 이유는 순전히 

너를 위해서였고, 우연히 가게에 놓인 턴테이블을 보고 물었다.


"LP 레코드 음악 들어본 적 있니?"

"아니요"

"가자, 음악 들으러..."


2월의 어느 수요일,

잊지 못할 대화들.



덧> 근데 웃긴 건, 이 곡을 알게 된 건 순전히  김탁구의 갸츠비 CF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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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Closing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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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늦은 봄, 우리집의 막내로 들어왔던 "다람이"가 어제 내 무릎 위에서 생을 마쳤다. 


누군가와 오래 관계를 맺다보면 당연히 서운하고 유쾌하지 않은 일이 생기기 마련인데,

"녀석"은 숨을 거두기 전까지 내게 즐거운 기억만을 선물해 주었던 것 같다. 

그래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너"로 인해 느끼는 슬픔을 감수해야겠지.


...


너의 위로가 받고 싶었고, 너에게 슬픔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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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今を生き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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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내 멋대로...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내가 다시 보고 싶을 만큼 좋았던 영화는 꼭 너와 함께 보고 싶어.


다음에 함께 볼 영화는 네가 정해주렴, 기대하고 있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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